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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디지털 노마드, 태국 가다

IT/웹사이트 번역 프리랜서로 방콕에서 먹고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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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부업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부업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내 몸값을 올리기를 꿈꿨다. 현재 퇴사 후 휴식을 위해 시작한 내 동남아 여행을 몇 개월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완벽한 부업 하나를 찾았다. 일주일에 $200 (26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번다. 이 정도면 물가 저렴한 동남아에서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 이 모든 걸 세팅하는 게 3주도 걸리지 않았다.

 

  스물다섯, 여행하며 일을 동시에 하는 건 어렵다. 적절한 시간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며칠 안 된 방콕에서 젊은 유럽 관광객들도 몇 명 만나보니 이들도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다가, 시간관리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서 포기했다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나의 경우 아침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점심때 적당한 시간 동안 일하고 저녁에 여행 관광지를 돌아보는 건강한 루틴을 만들기까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습관이 무서운 게 한국에서의 생활방식을 여기서도 그대로 하게 되더라. 이래서 습관을 미리 만들어놓으라고 하는 것 같다.

 

  퇴사를 리더들에게 알리면 한 달 동안 인수인계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동안 인수인계도 착실하게 진행하며 부업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프리랜서 마켓을 찾고, 프로필을 작성하고, 업체에 제안서를 계속 넣는 등. 그러다가 태국으로 날아가기 직전 장기간 계약을 업체 하나와 맺고, 그 업체가 나를 다른 업체의 동료에게 추천하여 그 업체와도 계약을 했다. 그러다가 PM이자 지인이 나를 추천해줘서 그 업체와도 계약을 했다.

 

1. 내 프로필 링크 생성하기

 

  내가 낸 온라인 강의, 책 등 수익화된 모든 업적들을 하나로 묶고 싶었다. 여러 서비스가 있지만 새로 출시된 리틀리라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여 링크를 생성했다. UI/UX도 훌륭하고 수정도 쉬워서 선택했다. 외국인과 한국인을 향후 고객으로 하기 때문에 영어를 적절히 섞고, 외국인이 클릭하기를 바라는 "Hire me(나를 고용하세요"는 세 번째에 넣었다. 모바일로 링크를 클릭하자마자 화면에 스크롤 없이 뜨는 걸 확인했다. 

 

리틀리에서 수정 중인 내 프로필

 

  리틀리는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중인 막 출시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피드백이 있으면 고객 입장에서 쉽게 건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단점을 분석하고 지속 개선 중이라 신뢰하고 잘 쓰고 있다.

 

2. 프리랜서 마켓 찾기

 

  프리랜서 마켓 사이트는 차고 넘쳐나지만 그중 가장 유명하면서도 내게 잘 맞았던 두 가지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많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1) Upwork

 

타깃: 해외 업체들 

비즈니스 유형: (C2B)

등록하기 좋은 직종: IT, 디자인, 번역, 웹사이트, 개발 

 

  전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QA 스페셜리스트를 찾기 위해 이용했던 사이트다. 이 플랫폼은 중개 수수료를 많이 떼지 않고 사이트상에서 철저하게 돈이 거래될 수 있도록 계약을 잘 관리해준다. 모든 프리랜서 사이트가 그렇듯 프로필을 잘 작성하도록 좋은 UX로 이끌어주는데, 이때 수시로 수정도 가능해서 만들어놓았던 리틀리 링크도 같이 첨부하여 만들면 된다

 

관련되어 만들어진 동영상이 있으면 넣고, 고객들에게 후기도 꼭 남기게 한다.

 

  가장 큰 이점은 프리랜서를 찾는 회사에 제안서 (Proposal)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분야에 관련한 일거리가 수시로 올라와서 흥미로운 일에 지원서를 넣을 수 있다. 

 

  

 

2) 크몽

 

타깃: 한국 고객들

비즈니스 유형: (C2B, C2C)

등록하기 좋은 직종: VOD, 온라인 강의, 전자책 등

 

  사실 내가 크몽에게 주는 별점은 크지 않다. 개인적으로 고객센터의 답변이 늦어 서비스 승인이 늦어지거나 잘 판매되고 있다가 비 승인돼서 이유를 물었는데 며칠 뒤에 답변이 와 수익에 차질이 생긴 경험이 있다. 

 

  나는 현재 크몽에 온라인 강의만 판매하고 있는데, VOD 서비스를 크몽이 출시하고 특정 기간에 올리면 10만 원 현금을 지불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어서 스튜디오를 잡고 찍었었다. 프리미어 프로로 후딱 편집해 올린 40분짜리 강의를 판매하고 있다.

 

 

 

3. 리틀리 링크와 프리랜서 프로필 합치기

 

  리틀리 링크를 프리랜서 마켓 사이트에 올린 내 프로필에 첨부하라는 뜻이다. 이왕이면 나를 신뢰할 수 있도록 내 인스타그램이나 링크드인 링크도 같이 넣었다.

 

내가 땄던 자격증들도 같이 넣었다.

 

 

4. 제안(Proposal)을 넣어보고 고객을 확보하기

 

  Upwork에서 제안서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열 개는 넘게 넣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미친 듯이 제안을 넣다가 찾은 첫 업체가 브라질 회사였다. 한국 시장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 회사는 웹사이트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글을 다듬을 프리랜서가 필요했다. 내게 일을 처음 맡긴 회사이기도 했다.

 

  내 장점인 "빠름"을 활용하여 업체가 길게 부탁한 파일을 이틀 만에 끝내 제출했다. 내 속도에 놀란 업체 직원은 내게 더 많은 파일을 맡겼고 나는 그걸 단기간에 다 해냈다. 사실 양만 많아서 그렇지 간단한 후기나 제품 설명서를 번역하는 거라 그리 힘들지 않았다.

 

  나는 브라질 업체에게 몇만 원을 더 얹어주면 사이트를 직접 클릭해보고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유저의 시각에서 바라본 개선점을 정리해 파일로 넘겨주겠다고 했다. 업체는 흔쾌히 응하며 내게 일을 맡겼고 하루 만에 파일을 완성해 보내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업체가 나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

 

메시지로 개선점을 정리해 보내준 내용 중 일부분

 

 

5. 추가 고객 확보하기

 

  첫 번째는 나를 다른 업체에게 추천해달라고 하는 방법이 있다. 다행히 나의 경우 브라질 업체가 알아서 나를 다른 회사 직원에게 추천해줘서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브라질 업체에게 나중에 사이트가 다 번역되면 무료로 전체 검수를 진행해주겠다고 했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롭게 주어진 일은 하루 한 시간 동안 $35 정도를 받을 수 있고, 매일 한국 유저들에게 보낼 이메일을 검토해주는 일이다. 일주일 5일을 일하면 20만 원 안 되게 받을 수 있으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두 번째 방법은 내가 직접 찾는 일이다. 사실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많다. 예를 들어 AI 데이터를 모으는 해외 회사들이 정말 많은데, 단순히 목소리를 녹음해서 보내거나, 문구가 있는 길거리 가게 사진을 찍거나, 목소리를 듣고 스크립트만 적어줘도 돈을 주는 기업들이다. 소소한 부업들은 정말, 정말 많다. 

 

  이 중 하나를 골라 한국어 대화를 듣고 스크립트를 적는 부업을 하나 골라 지원했다. 딱히 통과선이 높지 않고 한국인이면 다 할 수 있어서 캐나다 AI 업체와 계약해 원하는 시간에 하겠다고 했다. 그들도 프리랜서가 나만 있는 게 아니고 데이터만 최대한 많이 모으면 되는 것이니, 천천히 원할 때 하나씩 진행하라 했다. 6분짜리를 스크립트 적으면 $20이 주어진다.

 

6.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명함 만들기

 

  이제 나는 여행과 일을 동시에 하는 디지털 노마드다. 

 

  그렇다면 나를 대표하는 명함을 만들 차례다. 비즈니스 명함은 전 세계 어디서나 프린트 샵에서 뽑을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대표하는 카드를 만드는 건 중요한 일이다. 무엇보다 프리랜서라는 걸 정확하게 하면 좋다. 그래서 명함에 #theFreelancer를 넣었다. 디자인은 Canva에서 직접 하여 뽑았다. 방콕에서  100장 뽑는데 15,000원 정도 나왔다.

 

 


소프트웨어 회사 PM으로 일하다가, 고된 커리어의 길에서 잠시 쉬고 있는 스물다섯입니다. 세계를 여행하는 디지털 노마드 인생으로 잠시 살렵니다

 

인스타그램: @babylion.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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